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검사] 약물부터 방사성 요오드까지, 완치를 위한 단계별 로드맵
[요약]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방치할 경우 심부전과 골다공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합병증을 초래하는 중대 질환입니다. 혈액 검사를 통한 정확한 원인 판별부터, 환자의 연령과 상태에 따른 약물, 방사성 요오드, 수술 치료의 득과 실을 냉철하게 분석하여 완치로 가는 가장 안전한 길을 안내합니다.
조급함을 버리고 '정도(正道)'를 걸어야 합니다
환자분들을 대하다 보면, 당장 심장이 뛰고 손이 떨리는 증상 때문에 "빨리 낫는 센 약을 달라"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허나 갑상선 질환 치료에 지름길은 없습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우리 몸의 대사 엔진이 고장 나 폭주하는 상태입니다. 이를 멈추게 하는 과정은 매우 정교해야 합니다. 섣부른 치료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저하증'을 부르거나, 잦은 재발로 심장을 병들게 합니다. 오늘은 흔들리는 건강을 바로잡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검사 과정과 치료의 선택지들을 엄중히 짚어드리고자 합니다.

1. 검사: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합니다
단순히 "갑상선 수치가 높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왜 높아졌는지, 그 근본 원인이 '그레이브스병(자가면역)'인지 아니면 '일시적 염증'인지 구별하는 것이 치료의 첫 단추입니다.
① 혈액 검사 (TSH, Free T4, T3) 가장 기본이 되는 검사입니다. 항진증 환자는 갑상선 호르몬(T3, T4) 수치는 비정상적으로 높고, 이를 조절하려는 뇌하수체의 신호인 갑상선 자극 호르몬(TSH) 수치는 바닥으로 떨어져 있습니다. (0.01 미만인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② 자가면역항체 검사 (TSH 수용체 항체) 매우 중요한 검사입니다. 우리나라 항진증의 90%를 차지하는 '그레이브스병'인지 확인하는 열쇠이기 때문입니다. 이 수치가 양성(+)으로 나온다면, 면역계가 갑상선을 공격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이므로 즉시 약물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③ 갑상선 스캔 (Thyroid Scan) 및 초음파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스캔을 통해 갑상선 전체가 새까맣게 보일 정도로 활동량이 많은지, 아니면 특정 혹(결절)만 활동하는지 파악합니다. 염증으로 인한 일시적 항진증이라면 스캔상 갑상선이 희미하게 보여, 불필요한 약물 복용을 막을 수 있습니다.
2. 치료법 1: 항갑상선제 약물 치료 (가장 보편적인 방법)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선택하는 1차 치료법입니다. 호르몬 생산 공장의 가동을 강제로 멈추는 약물을 투여하는 것입니다.
- 종류: 메티마졸(Methimazole)과 안티로이드(PTU)가 대표적입니다. 하루 1~2회 복용으로 간편하며, 갑상선을 파괴하지 않고 기능을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기간: 최소 12개월에서 24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합니다.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하여 임의로 약을 끊는 순간, 재발률은 50% 이상으로 치솟습니다. 의사의 완치 판정이 있을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복용해야 합니다.
- 주의사항: 드물지만 복용 초기(두 달 이내)에 고열과 목 아픔을 동반한 '무과립구증' 부작용이 올 수 있습니다. 이때는 즉시 약을 중단하고 응급실을 찾아야 합니다.
3. 치료법 2: 방사성 요오드 치료 (확실한 해결책)
약을 먹어도 자꾸 재발하거나, 약물 부작용이 심한 경우 선택하는 방법입니다. 방사능이 담긴 물을 마셔 갑상선 세포를 파괴하는 원리입니다.
- 장점: 한 번의 치료로 항진증을 영구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수술과 달리 흉터가 남지 않고 간편합니다.
- 단점 (혹은 결과): 갑상선 세포가 파괴되므로, 치료 후에는 필연적으로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옵니다. 즉, 항진증 약 대신 저하증 약(씬지로이드)을 평생 복용해야 합니다. 허나 호르몬 수치 조절이 훨씬 쉽고 심장 합병증 위험이 사라지기에, 의학적으로는 더 안전한 상태로 전환하는 것으로 봅니다.
4. 치료법 3: 수술적 치료 (제한적 선택)
과거에는 많이 시행했으나, 최근에는 약물과 방사성 요오드 치료가 발달하여 제한적으로 시행합니다.
- 대상: 갑상선이 너무 비대하여 기도를 누르거나 숨쉬기 힘든 경우, 혹은 갑상선 암이 의심되는 경우, 임산부여서 방사성 치료가 불가능하고 약물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 시행합니다.
- 방법: 갑상선 전체 혹은 일부를 절제합니다. 수술 후에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와 마찬가지로 저하증이 오므로 평생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긴 호흡으로 내 몸을 돌보십시오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는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입니다. 약을 먹고 한두 달이면 증상은 좋아지지만,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안정을 되찾는 데는 적어도 2년의 세월이 필요합니다.
"증상이 없는데 약을 왜 먹나"라는 안일한 생각이 재발을 부르고, 재발은 결국 심장과 뼈를 무너뜨립니다. 주치의를 믿고 묵묵히 치료 과정을 따라오신다면, 반드시 건강했던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음을 약속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