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검진 결과표의 비밀: '경도 지방간' vs '중등도 지방간', 도대체 무엇이 다를까?
[요약] 건강검진표에 적힌 '경도'와 '중등도'는 단순히 지방의 양 차이를 넘어, 치료의 골든타임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초음파상 하얗게 보이는 정도의 차이부터 각 단계별로 반드시 실천해야 할 구체적인 관리 전략까지, 당신의 간 상태를 정확히 독해해 드립니다.

당신의 간은 몇 등급입니까?
"지방간이 조금 있네요." 의사 선생님의 이 말 한마디를 듣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셨나요? 하지만 결과지에 적힌 단어가 **'경도(Mild)'**인지, **'중등도(Moderate)'**인지에 따라 당신이 지금 당장 취해야 할 행동은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지방간은 쌓인 지방의 양에 따라 1단계부터 3단계로 나뉘는데, 이 등급을 이해하는 것이 간 건강 회복의 첫걸음입니다.
1. [비교 분석] 경도(Grade 1) vs 중등도(Grade 2)
의학적으로 지방간은 전체 간 무게의 5% 이상이 지방일 때 진단합니다. 하지만 환자가 자신의 간 무게를 잴 수는 없기에, 보통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간의 밝기(Echogenicity)로 단계를 구분합니다.
① 경도 지방간 (Mild Fatty Liver / Grade 1)
- 상태: 전체 간세포의 5~33% 정도에 지방이 낀 상태입니다.
- 초음파 소견: 정상 간보다 색이 약간 밝게(하얗게) 보입니다. 하지만 간 내의 혈관이나 횡격막의 경계는 뚜렷하게 잘 보입니다.
- 특징: 자각 증상이 거의 '0'에 가깝습니다. 혈액 검사상 간 수치(ALT/AST)도 정상인 경우가 많아 방심하기 딱 좋은 단계입니다.
- 핵심: 이 단계는 **'완벽한 가역 상태'**입니다. 식습관만 조금 고쳐도 1~2달 안에 정상 간으로 되돌릴 수 있는, 말 그대로 '경고' 수준입니다.
② 중등도 지방간 (Moderate Fatty Liver / Grade 2)
- 상태: 전체 간세포의 **33~66%**가 지방으로 뒤덮인 상태입니다.
- 초음파 소견: 간이 꽤 하얗게 보여 신장(콩팥)의 색과 확연히 대비됩니다. 중요한 건 **'흐릿함'**입니다. 지방 때문에 초음파 투과가 어려워져 간 내부의 혈관벽이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 특징: 이때부터는 단순 지방 축적을 넘어 **'염증'**이 동반될 확률이 높습니다. 만성 피로가 느껴지고, 소화가 잘 안 되며, 오른쪽 갈비뼈 아래가 뻐근할 수 있습니다.
- 핵심: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고도(Severe) 지방간'이나 '간경화'로 넘어갑니다. 단순 생활 교정이 아닌, **'적극적인 치료(체중 감량)'**가 필수적인 단계입니다.
2. 왜 '중등도'가 위험한 분기점인가?
경도 지방간이 "조심해"라는 신호라면, 중등도 지방간은 "지금 당장 멈춰!"라는 사이렌 소리와 같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간 섬유화'**의 위험성입니다. 중등도 단계부터는 과도한 지방이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해 간세포를 파괴하기 시작합니다. 상처 난 간세포가 아물면서 흉터가 생기고 딱딱해지는 것이 바로 섬유화입니다. 중등도 지방간 판정을 받았다면, 단순히 살을 빼는 것을 넘어 주기적인 간 섬유화 검사(FibroScan)를 병행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3. 단계별 맞춤 솔루션: 무엇을 해야 할까?
같은 지방간이라도 처방은 달라야 합니다. 자신의 단계에 맞는 전략을 선택하세요.
[경도 지방간: 생활 습관 리모델링] 이 단계에서는 무리한 다이어트보다는 **'나쁜 것 빼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 술과 야식 끊기: 이것만 해도 80%는 좋아집니다.
- 액상과당 차단: 믹스커피와 음료수만 물로 바꿔도 지방이 빠집니다.
- 목표: 현재 체중 유지 혹은 3% 정도의 가벼운 감량.
[중등도 지방간: 생존을 위한 다이어트] 단순히 안 먹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대사 교정'**이 필요합니다.
- 7-10% 법칙: 의학적으로 간의 염증을 없애고 지방을 걷어내려면 현재 체중의 10%를 감량해야 합니다. (70kg라면 7kg 감량 필수)
- 근력 운동 필수: 유산소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허벅지 근육을 키워 잉여 포도당이 간으로 가는 길을 막아야 합니다.
- 탄수화물 커팅: 밥량을 반 공기로 줄이고 단백질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합니다.
4. 자주 묻는 질문 (FAQ)
Q. 중등도 지방간도 약 없이 완치될까요? A. 네, 가능합니다. 지방간은 간경화 전 단계라면 100%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간 질환입니다. 단, 중등도 단계는 경도보다 시간이 2~3배 더 걸립니다. 최소 6개월 이상의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Q. 경도 지방간인데 간 수치가 높을 수 있나요? A. 네, 그렇습니다. 지방의 양이 적어도 알코올이나 특정 약물에 의해 급성 염증이 오면 수치는 높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중등도여도 수치는 정상일 수 있으니, 혈액 검사와 초음파 결과를 반드시 함께 해석해야 합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초음파 사진 속의 뿌연 간은 당신이 그동안 치열하게 살아왔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간에게도 휴식을 줘야 할 때입니다.
경도 단계라면 '오늘부터' 시작하시고, 중등도 단계라면 '지금 당장' 시작하십시오. 당신의 간은 놀라운 회복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바른 방향으로 한 걸음만 내디디면, 간은 금세 맑고 깨끗한 본연의 모습으로 보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