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밀도콜레스테롤(HDL): 내 혈관을 지키는 '천하장사 청소부'와 함께한 1년의 기록
처음 건강검진 결과표를 받았을 때,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말보다 저를 더 긴장시켰던 건 바로 고밀도콜레스테롤(HDL) 수치가 턱없이 낮다는 의사 선생님의 진단이었습니다.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혈관 벽에 이미 달라붙은 기름 덩어리를 떼어내 간으로 실어 나르는 이 '착한 청소부'가 부족하면 결국 혈관은 막힐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저는 곧바로 HDL 올리기 프로젝트에 돌입했습니다. 단순히 약에 의존하기보다 식단과 운동, 생활 습관을 통째로 바꾸며 1년간 사투를 벌인 끝에, 저는 마침내 혈관 건강의 자신감을 되찾았고 그 생생한 과정과 핵심 정보를 여러분께 상세히 공유해 드리려 합니다. 이 포스팅이 낮은 HDL 수치로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단순한 의학 정보를 넘어, 실질적으로 수치를 반등시킬 수 있는 강력한 동기부여와 가이드가 되기를 바랍니다.

1. 고밀도콜레스테롤(HDL), 왜 그렇게 특별할까?
콜레스테롤이라고 하면 무조건 피해야 할 '적'으로만 생각했던 제 무지를 깨뜨려준 것이 바로 HDL이었습니다. 고밀도 지질단백질(High-Density Lipoprotein)인 HDL은 우리 몸에서 아주 독특한 일을 합니다.
- 역수송 메커니즘: 일반적인 콜레스테롤은 간에서 혈관으로 나가지만, HDL은 반대로 혈관 벽에 남아도는 콜레스테롤을 수거해 간으로 되돌려 보냅니다. 즉, 혈관 청소를 전담하는 셈이죠.
- 혈관 내피 보호: HDL은 혈관 내벽이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염증 반응을 억제합니다. 제가 공부하면서 놀랐던 점은 HDL이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혈관의 자정 능력' 그 자체라는 것이었습니다.
- 나의 비유: 저는 HDL을 **'도로 위의 견인차'**라고 생각합니다. 불법 주차된 LDL(기름때)을 견인해서 폐기장(간)으로 보내야 도로(혈관)가 뻥 뚫리는 것이죠.
2. 내 HDL 수치, 어디쯤 와있나? (수치 해석법)
검사지에서 HDL 항목 옆의 숫자를 확인해 보세요. 저는 처음에 38mg/dL이 나와서 '위험' 판정을 받았습니다.
| 수치 (mg/dL) | 판정 | 나의 상태 변화 |
| 40 미만 (남) / 50 미만 (여) | 낮음 (위험) | 혈관 내 노폐물 누적 가속화 단계 |
| 40 ~ 59 | 보통 | 관리가 필요한 표준 상태 |
| 60 이상 | 높음 (매우 우수) |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강력한 상태 |
경험자의 팁: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조금 높더라도 HDL이 60 이상으로 높다면 의사 선생님들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HDL은 혈관 건강의 '방어막'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3. 왜 나의 HDL은 낮아졌을까? (범인 검거)
제가 HDL 수치를 올리기 위해 제 생활을 분석했을 때,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이 드러났습니다. 여러분도 본인의 생활과 비교해 보세요.
3.1. '가짜 지방'과 '정제 탄수화물'의 콜라보
저는 빵과 면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정제 탄수화물을 과하게 먹으면 체내 중성지방이 올라가는데, 중성지방이 높으면 HDL은 귀신같이 떨어집니다. 이 둘은 시소 같은 관계거든요.
3.2. 의자 생활의 저주 (활동량 부족)
하루 8시간 이상 앉아만 있고, 퇴근 후에는 소파에 누워 지냈던 습관이 제 혈관 청소부들을 잠들게 만들었습니다. HDL은 우리 몸이 '움직일 때' 비로소 활발하게 생성됩니다.
3.3. 액상과당과 트랜스지방
무심코 마신 믹스커피와 편의점 과자들이 제 HDL 수치를 갉아먹고 있었습니다. 특히 트랜스지방은 LDL은 높이고 HDL은 낮추는 '최악의 빌런'입니다.
4. 내가 직접 성공한 'HDL 20mg/dL 올리기' 실전 노하우
1년 만에 HDL 수치를 38에서 58까지 끌어올린 저만의 실천 법입니다.
① '중강도' 유산소 운동의 힘
단순히 산책하는 건 큰 도움이 안 됐습니다. 저는 일주일에 4회, 한 번에 40분씩 등에 땀이 배고 숨이 차서 옆 사람과 긴 대화가 힘든 정도로 빠르게 걸었습니다. 운동을 시작하고 3개월 뒤 첫 검사에서 HDL 수치가 5나 올라간 걸 보고 소리를 질렀던 기억이 나네요.
② '착한 지방'으로 식단 교체
지방을 안 먹는 게 아니라 **'좋은 지방'**을 먹었습니다.
- 올리브유: 매일 아침 샐러드에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듬뿍 뿌려 먹었습니다.
- 등푸른생선: 일주일에 두 번은 고등어와 연어를 챙겨 먹으며 오메가-3를 보충했습니다.
- 견과류: 과자 대신 구운 아몬드와 호두를 간식으로 먹었습니다.
③ 금연과 절주 (가장 힘들지만 확실한 방법)
담배는 HDL의 기능을 직접적으로 파괴합니다. 저도 이번 기회에 담배를 완전히 끊었는데, 혈색이 좋아짐과 동시에 수치가 눈에 띄게 개선되었습니다.\

5. 주의할 점: HDL이 너무 높으면 독이 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HDL이 100mg/dL 이상으로 지나치게 높은 경우,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이는 HDL의 알갱이가 너무 커져서 제 기능을 못 하거나, 유전적인 변이 때문일 수 있습니다. 뭐든 '적당히, 그리고 질 좋게' 관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내 혈관의 청소부에게 힘을 실어주세요
고밀도콜레스테롤(HDL) 관리는 단기간에 끝나는 숙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경험해본 결과, 우리 몸은 우리가 정성을 들인 만큼 정직하게 반응합니다.
지금 당장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가 30분만 힘차게 걸어보세요. 그리고 내일 아침 식탁에 신선한 올리브유 한 스푼을 추가해 보세요. 그 작은 습관들이 모여 여러분의 혈관을 맑고 투명하게 유지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