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성콩팥병] 침묵의 살인자, 투석이라는 비극을 막으려면 지금 이 신호에 주목하십시오
[요약] 콩팥은 70%가 망가질 때까지 비명 한 번 지르지 않는 인내심 깊은 장기입니다. 하지만 한 번 기능을 잃으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기에, 그 어떤 병보다 무섭고 잔인합니다. 평생 투석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건강한 노후를 맞이하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만성콩팥병의 전조 증상과 생존 수칙을 엄중히 전해드리려 합니다.
콩팥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건강이라는 자산은 잃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법이지요. 그중에서도 콩팥(신장)은 우리 몸의 '정수기 필터' 역할을 하며 하루 24시간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냅니다.
문제는 이 필터가 소모품이라는 사실입니다. 만성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이란, 3개월 이상 콩팥의 손상이 계속되어 기능이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떨어지는 질환을 말합니다. 간은 잘라내도 다시 자라나지만, 콩팥은 한번 굳어지면 현대 의학으로도 되살릴 길이 없습니다. 남은 기능을 지키는 것만이 유일한 살길이지요.

1. 왜 콩팥이 망가지는가? (양대 산맥: 당뇨와 고혈압)
많은 분이 콩팥병을 유전이나 짠 음식 탓으로만 돌리곤 합니다. 하지만 진료 현장에서 보는 콩팥병 환자의 70% 이상은 바로 **'당뇨병'**과 **'고혈압'**이 원인입니다.
- 당뇨병성 신증: 혈액 속에 설탕(포도당)이 많아 끈적해지면, 콩팥의 미세한 혈관들이 막히고 터지면서 필터가 망가집니다. 이것이 투석 환자가 되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
- 고혈압: 혈압이 높으면 콩팥 사구체에 가해지는 압력이 높아져 혈관이 딱딱하게 굳어버립니다.
즉, 혈당과 혈압 관리에 실패하면 그 끝에는 필연적으로 '만성콩팥병'이 기다리고 있다고 보셔도 과언이 아닙니다.
2. 증상: 침묵 뒤에 숨겨진 위험 신호
이 병이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이유는 사구체여과율(콩팥 기능 점수)이 30% 밑으로 떨어질 때까지 뚜렷한 증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 몸은 미세한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습니다.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증상들입니다.
- 지독한 피로감과 가려움증: 노폐물(요독)이 배출되지 못하고 몸에 쌓이면 쇠약감이 들고, 피부가 이유 없이 심하게 가렵습니다.
- 거품뇨와 야간뇨: 소변에 비누 거품처럼 꺼지지 않는 거품이 생긴다면 단백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단백뇨) 증거입니다. 또한 밤중에 자다 깨서 소변을 보는 횟수가 늘어난다면 농축 능력이 떨어진 것입니다.
- 부종: 아침에 눈 주위가 붓고, 저녁에는 발목과 다리가 퉁퉁 붓습니다. 콩팥이 수분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3. 단계별 관리: 사구체여과율(GFR)을 아십니까?
건강검진표를 받으시면 '크레아티닌' 수치와 함께 **'사구체여과율(eGFR)'**을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이것이 당신 콩팥의 남은 수명입니다.
- 1~2단계 (GFR 60~90 이상): 기능은 정상이거나 약간 감소했지만 신장 손상의 증거(단백뇨 등)가 있는 상태입니다. 원인 질환(당뇨, 고혈압)을 철저히 관리하면 정상 생활이 가능합니다.
- 3단계 (GFR 30~59): '경고' 단계입니다. 합병증이 시작되는 시기로, 콩팥 기능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약물 치료와 엄격한 식이요법이 필수적입니다.
- 4단계 (GFR 15~29): '준비' 단계입니다. 심각한 기능 저하 상태로, 투석이나 이식을 준비해야 하며 요독 증상이 나타납니다.
- 5단계 (GFR 15 미만): **'말기 신부전'**입니다. 콩팥이 기능을 멈췄으므로, 생명 유지를 위해 투석이나 신장 이식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상태입니다.
4. 콩팥을 지키는 중년의 생존 수칙
이미 콩팥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면, 생활 습관을 송두리째 바꿔야 합니다. 의사로서 당부드리는 핵심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소금과의 전쟁을 선포하십시오 짠 음식은 콩팥의 주적입니다. 국물 요리의 국물은 과감히 버리고 건더기만 드십시오. 김치와 젓갈도 줄이셔야 합니다. 저염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② 진통제를 함부로 드시지 마십시오 관절이 아프다고 습관적으로 드시는 소염진통제(NSAIDs)는 콩팥 혈류를 줄여 기능을 급격히 떨어뜨립니다. 약국에서 약을 살 때는 반드시 "콩팥이 안 좋습니다"라고 말씀하셔야 합니다.
③ 단백질, 무조건 좋은 게 아닙니다 건강한 사람에게 단백질은 근육의 원천이지만,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과도한 단백질은 독(요독)이 됩니다. 콩팥 기능이 떨어졌다면 고기 섭취량을 의료진과 상의하여 조절해야 합니다.
④ 정기 검진만이 살길입니다 증상이 나타나면 늦습니다. 3~6개월마다 소변 검사와 혈액 검사를 통해 수치 변화를 추적하십시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릅니다
만성콩팥병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당장 세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닙니다. 비록 잃어버린 기능을 되돌릴 순 없지만, 남은 기능을 얼마나 잘 아끼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10년, 20년 문제없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오늘 식탁에 올라온 국그릇을 조금 멀리하고, 혈압약을 잊지 않고 챙기는 그 작은 습관 하나가 당신의 노후를 병상이 아닌 일상으로 지켜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