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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혈당 쇼크, 증상 골든타임 놓치면 안됩니다.

by 이지인포유 2025.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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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혈당 쇼크: 의식을 잃기 직전, 사투를 벌이며 깨달은 골든타임의 무게

 

단순히 배가 고파서 기운이 없는 수준을 넘어, 갑자기 눈앞이 핑 돌며 사물이 두 개로 보이고 혀가 꼬여 말이 나오지 않는 공포를 느껴본 적 있으신가요? 저 역시 평소 혈당 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무리한 운동 직후 찾아온 저혈당 쇼크로 인해 자칫 생명을 잃을 뻔한 아찔한 경험을 한 뒤로 '저혈당은 고혈당보다 무서운 급성 살인자'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통감하게 되었습니다. 저혈당 쇼크는 예고 없이 찾아와 단 몇 분 만에 뇌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는 초응급 상황이기에,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증상과 대처법을 완벽히 숙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본 글에서는 제가 사경을 헤매며 겪었던 저혈당 쇼크의 전조증상과 함께, 의식을 잃었을 때의 응급 처치법 및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들,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저혈당 인식법을 상세히 정리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 포스팅이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구하는 마지막 비상구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1. 저혈당 쇼크란 무엇이며 왜 발생하는가?

 

일반적으로 혈당이 70mg/dL 이하로 떨어지면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지만, 저혈당 쇼크는 보통 혈당이 50mg/dL 이하로 급락하여 뇌에 포도당 공급이 완전히 끊긴 상태를 말합니다.

  • 뇌의 유일한 연료: 우리 몸의 다른 세포는 지방을 에너지로 쓸 수 있지만, 뇌는 오직 포도당만 연료로 사용합니다. 연료가 떨어지면 뇌는 즉시 가동을 중단하고, 이것이 쇼크로 이어집니다.
  • 주요 원인: 빈속에 과도한 운동을 했거나, 인슐린 주사 용량을 실수로 많이 맞았을 때, 혹은 식사를 거르고 과음했을 때 발생합니다.
  • 나의 경험: 저는 점심을 거르고 평소보다 높은 강도로 유산소 운동을 했습니다. 운동이 끝나갈 무렵 갑자기 세상이 빙글빙글 돌더니 식은땀이 비 오듯 쏟아졌고, 측정해보니 혈당이 45mg/dL였습니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그대로 쓰러졌을 상황이었죠.

 

2. 의식을 잃기 전, 몸이 보내는 마지막 비명 (전조증상)

쇼크가 오기 직전, 우리 몸은 "제발 살려달라"고 신호를 보냅니다. 이 신호를 포착하는 것이 골든타임을 지키는 핵심입니다.

① 뇌 기능의 마비 (신경학적 증상)

  • 말투의 변화: 술에 취한 것처럼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횡설수설하게 됩니다.
  • 시야 장애: 앞이 갑자기 침침해지거나 터널 안에 들어온 것처럼 좁게 보입니다.
  • 성격 급변: 평소 온순하던 사람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거나 극도로 예민해지고 폭력적인 성향을 보일 수 있습니다.

② 자율신경계의 비상 호출

  • 극심한 떨림과 창백함: 얼굴이 종잇장처럼 하얗게 질리고, 손과 발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심하게 떨립니다.
  • 식은땀: 덥지 않은데도 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차가운 땀이 쏟아집니다.

 

3. 쇼크 발생 시 '생존 응급 처치' 가이드

상황별로 대처법이 다릅니다. 특히 의식 유무가 가장 중요합니다.

Case 1: 의식이 있을 때 (15-15 법칙)

  • 즉시 당분 섭취: 오렌지 주스 반 컵, 사탕 3~4개, 꿀 한 스푼 중 하나를 바로 먹습니다.
  • 휴식: 15분간 움직이지 않고 앉아서 기다립니다. (움직이면 남은 당분을 근육이 다 써버려 다시 쇼크가 올 수 있습니다.)
  • 재측정: 혈당이 여전히 낮다면 한 번 더 당을 섭취합니다.

Case 2: 의식이 없거나 삼키기 힘들 때 (초비상)

  • 절대 입에 무언가를 넣지 마세요: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주스나 사탕을 입에 넣으면 폐로 들어가 질식사하거나 흡인성 폐렴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즉시 110(응급번호) 신고: "당뇨 환자가 의식을 잃었습니다"라고 명확히 알리고 119를 부릅니다.
  • 글루카곤 주사: 평소 저혈당 쇼크가 잦은 환자라면 비상용 글루카곤 주사기를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주변 사람이 근육에 주사해주어야 합니다.

 

 

4. 내가 쇼크 재발을 막기 위해 바꾼 3가지 습관

한 번 쇼크를 경험한 뒤로 제 생활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1. '당뇨 인식표' 착용: 혼자 길에서 쓰러졌을 때, 지나가는 사람이 내가 술 취한 게 아니라 저혈당인 걸 알아야 합니다. 팔찌나 지갑 속 카드로 당뇨 환자임을 알리는 것은 필수입니다.
  2. 취침 전 혈당 체크: 자는 동안 발생하는 **'야간 저혈당'**은 정말 위험합니다. 자기 전 수치가 100~110 미만이라면 우유 한 잔이나 견과류를 먹고 잡니다.
  3. 운동의 '안전 장치': 운동 중에는 30분마다 혈당을 확인하고, 무조건 사탕이나 포도당 캔디를 주머니에 넣고 운동합니다.

 

저혈당 쇼크는 '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저혈당 쇼크가 정말 무서운 이유는, 내가 의식을 잃으면 스스로를 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족과 직장 동료들에게 제 증상을 미리 알리고, 제가 이상한 소리를 하거나 멍해 보이면 즉시 주스를 먹여달라고 부탁해 두었습니다.

여러분, 수치가 조금 높게 나오는 것보다 훨씬 무서운 것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의 가방 속에 사탕 3알과 주스 한 팩이 들어있나요? 그 작은 준비가 여러분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든든한 보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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