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레이스의 어두운 그림자, 런던베이글뮤지엄 과로사 논란

 

핫플레이스의 어두운 그림자, 런던베이글뮤지엄 과로사 논란

 

최근 몇 년간 '오픈런'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베이글 전문점,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충격적인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단순한 유명세를 넘어, 기업의 노동 환경과 윤리 의식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이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사건의 시작: 20대 직원의 안타까운 죽음과 과로사 의혹

 

논란은 지난 7월,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에서 근무하던 20대 직원 A씨가 회사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 유족 측 주장: A씨는 신규 지점 개점 준비와 기존 지점 운영을 병행하면서 극심한 업무 부담을 겪었으며, 사망 직전 일주일간 무려 80시간 이상 근무하는 등 심각한 과로에 시달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망 전날에는 15시간 가까이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일했다는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도 공개되었습니다. 유족은 이를 근거로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산재)를 공식 신청했습니다.
• 회사 측 초기 입장: 런던베이글뮤지엄 측은 초기에 "주 80시간 근무는 사실이 아니며, 고인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4.1시간으로 전체 직원 평균과 유사하다"고 반박하며 과로사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 논란의 심화: 그러나 이 과정에서 회사 임원이 유족에게 "부도덕하다", "산재 신청하면 진실을 밝히겠다"는 등의 폭언을 퍼부었다는 사실과 함께, 내부 직원들에게 '입단속'을 지시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여론의 비판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드러난 '블랙 기업' 의혹: 위법적 근로계약과 노동 착취 정황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크게 이슈화되자, 전·현직 직원들의 추가 폭로가 이어지면서 런던베이글뮤지엄의 전반적인 노동 환경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1. 위법적인 '쪼개기 계약'과 초과 근로

• 3개월 단위 쪼개기 계약: 전 직원의 증언에 따르면, 회사는 3개월 단위로 근로계약서를 나누어 작성하고, 이를 빌미로 '책잡힐 일'이 생기면 계약 종료를 통보하는 방식으로 직원들을 관리해왔다고 합니다. 이는 불안정한 고용을 유발하며 노동 착취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합니다.
• 근로기준법 위반 의혹: 공개된 근로계약서에는 이미 법정 최대 근로시간인 주 52시간(기본 40시간 + 연장 12시간)을 초과하는 최소 54시간 이상의 근무를 명시한 정황이 발견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근로기준법 제59조(특례 조항)를 허위로 기재하여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었습니다.

2. 빈번한 산업재해 발생률

• 산업 평균 대비 4배 이상: 단순한 개별 사건을 넘어, 런던베이글뮤지엄 사업장에서는 개점 후 4년여 동안 무려 69건의 산업재해(산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기준 직원 수 대비 산재 피해자 비율을 나타내는 '재해율'은 전 산업 평균 대비 4배를 웃도는 충격적인 수치입니다. 이는 강도 높은 노동 환경이 구조적으로 자리 잡고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3. 사측의 부적절한 대응

• CCTV 및 시말서 요구: 일부 폭로에 의하면, 회사는 CCTV를 통해 직원들을 감시하고, '시말서 5장 이상'을 작성할 경우 본사 교육을 듣게 하는 등 과도한 통제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뒤늦은 사과와 책임 회피: 논란이 커지자 런던베이글뮤지엄 대표는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유족 협박 등 부적절한 조치를 한 임원에 대한 구체적인 징계나 추후 대응 방안 없이 '앞으로 개선하겠다'는 두루뭉술한 내용에 그쳐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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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파장과 노동부의 근로감독 착수

 

결국 이 사건은 단순히 하나의 기업 문제를 넘어, 청년 노동자의 열악한 현실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사회적 공분을 샀습니다.

•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한 고용노동부는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과 서울 본사를 대상으로 기획 근로감독에 착수했습니다. 노동부는 고인의 장시간 근로 여부를 포함해 전 직원의 근로 환경 전반을 점검하고 휴게시간, 휴일 보장, 임금 체불 등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 소비자의 반응: '핫플레이스'로의 방문을 위해 장시간 줄을 서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일부는 보이콧을 선언하거나 애도를 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사점: '힙함' 뒤에 감춰진 노동의 민낯

 

런던베이글뮤지엄 과로사 논란은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한국 사회의 일부 인기 기업들이 수익 극대화를 위해 얼마나 비윤리적인 노동 환경을 유지하고 있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단지 한 직원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끝날 일이 아닙니다. 기업은 '핫플'이라는 타이틀 뒤에 숨어 직원들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 윤리 없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고용노동부의 철저한 조사와 후속 조치를 통해 이번 사건이 청년 노동자의 권익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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