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산화 영양제, 음식만으로는 부족한 3가지 이유
진료실에서 "채소랑 과일 많이 먹는데 굳이 영양제를 사 먹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아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상적인 식단을 매일 지킬 수 없다면, 그리고 40대 이상이라면 드셔야 합니다." 과거와 달라진 환경, 그리고 우리 몸의 생체 시계 때문인데요. 왜 그런지 하나하나 짚어볼게요.
1. 50년 전의 사과와 지금의 사과는 다릅니다 (토양의 빈곤)
가장 큰 문제는 식재료 자체의 영양 밀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이에요. 농약과 화학 비료의 과다 사용으로 토양 속 미네랄이 고갈되었거든요.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50년대의 사과 한 알에 들어있던 비타민과 철분을 섭취하려면 지금은 사과 26알을 먹어야 한다는 충격적인 통계도 있어요. 아무리 유기농 채소를 챙겨 먹는다 해도, 우리가 하루에 필요한 항산화 수치를 음식만으로 100% 채우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워진 거죠. 그래서 부족한 '틈'을 메우기 위해 보충제라는 '지원군'이 필요한 거예요.
2. 40세, 내 몸의 '방어막'이 꺼지는 시간
우리 몸은 원래 스스로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효소(SOD, 카탈라아제 등)'를 만들어내요. 20대까지는 이 방어 시스템이 아주 쌩쌩하게 돌아가서 웬만큼 무리를 해도 금방 회복되죠. 하지만 잔인하게도 이 효소의 분비량은 40대를 기점으로 급격히 곤두박질칩니다. 마치 스마트폰 배터리 성능이 갑자기 떨어지는 것과 같아요. 중년이 넘어서면 몸 안에서 만드는 효소만으로는 매일 쏟아지는 활성산소를 감당할 수 없게 돼요. 이때 외부에서 비타민C나 코엔자임Q10 같은 항산화제를 넣어주지 않으면, 노화의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지게 되는 거랍니다.
3. 현대인은 '활성산소 공장'에 살고 있어요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독소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어요. 미세먼지, 가공식품의 식품첨가물, 과도한 스트레스, 그리고 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까지. 우리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활성산소를 폭발적으로 만들어내는 요인들이에요. 숨만 쉬어도 몸이 녹스는 환경에 살고 있기 때문에, 과거 농경 사회 기준으로 "밥이 보약이다"라고 말하는 건 위험할 수 있어요. 현대인에게는 더 강력하고 농축된 항산화 방패가 필수적인 시대가 된 거죠.
4. 꼭 챙겨야 할 '항산화 3대장'과 섭취 팁
그렇다면 수많은 영양제 중 무엇을 먹어야 할까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효과가 확실한 3가지만 기억하세요.
- 비타민C (기초 방어): 수용성이라 몸에 축적되지 않고, 쓰고 남은 건 배출되니 안심하셔도 돼요. 메가도스(고용량) 요법도 좋지만, 위가 약하신 분들은 **'중성 비타민C'**나 식사 직후 1,000mg 섭취부터 시작해 보세요.
- 코엔자임Q10 (에너지 방어): 심장을 뛰게 하는 배터리이자 강력한 항산화제예요. 특히 고지혈증 약(스타틴)을 드시는 분들은 몸속 코큐텐이 고갈되므로 반드시 따로 챙겨 드셔야 해요.
- 글루타치온 (해독 방어): '항산화의 어머니'라고 불리죠. 간 해독을 돕고 피부를 맑게 해줘요. 경구 흡수율이 낮다는 단점이 있으니, **'필름형'**이나 '리포좀(Liposomal)' 공법이 적용된 제품을 고르는 게 돈 낭비를 막는 길이에요.
5. 영양제 섭취 전, 이것만은 주의하세요!
무조건 많이 먹는다고 능사는 아니에요.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도 있답니다.
- 흡연자: '베타카로틴(비타민A 전구체)' 고용량 섭취는 피하세요. 연구 결과 흡연자가 베타카로틴을 장기 복용할 경우 오히려 폐암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보고가 있어요.
- 항암 치료 중인 환자: 항산화제가 암세포를 죽이는 항암제의 작용을 방해할 수 있어요. 치료 기간에는 주치의와 상의 없이 임의로 고용량 비타민을 드시면 안 돼요.
- 신장 결석: 비타민C를 과하게 먹으면 수산 결석이 생길 수 있으니, 평소 결석이 잘 생기는 분들은 물을 충분히(2L 이상) 드셔야 해요.

영양제는 '보험'이자 '투자'입니다
결국 항산화 영양제를 먹어야 하냐는 질문에 대한 제 대답은 **"적극 권장합니다"**예요. 물론 가장 좋은 건 제철 채소와 과일을 골고루 먹는 식습관이에요. 하지만 바쁜 일상, 오염된 환경, 그리고 나이 듦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음식만으로 버티기엔 우리 몸이 너무 지쳐 있거든요.
영양제는 기적의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내 몸의 부족한 2%를 채워주는 가장 확실한 보험이에요. 오늘부터라도 내 나이와 컨디션에 맞는 항산화제 하나쯤은 식탁 위에 올려두시는 건 어떨까요?